-환원주의
환원주의(還元主義)는 철학에서 복잡하고 높은 단계의 사상이나 개념을 하위 단계의 요소로 세분화하여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견해이다. 물체는 원자들의 집합이고 사상은 감각 인상들의 결합이라는 관념은 환원주의의 한 형태이다. 20세기 철학에서는 일반적인 형태의 2가지 환원주의가 주장되었다. 첫째, 논리 실증주의자들은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태를 가리키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이나 감각 자료로 정의할 수 있고 따라서 사실에 대한 어떤 진술도 경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일련의 진술과 동치라고 주장했다. 특히 과학의 이론적 실체는 관찰할 수 있는 물리적인 것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과학 법칙은 관찰보고들의 결합과 동치라고 주장했다. 둘째 과학의 통일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생물학이나 심리학 같은 특정 과학의 이론적 실체는 물리학 같은 더 기본적인 특정 과학의 실체들로 정의할 수 있거나, 그 과학들의 법칙을 더 기본적인 과학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러 과학의 이론적 실체를 관찰가능한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점이 모든 과학 법칙의 공통 기초를 이루는 한 논리실증주의의 환원주의도 과학의 통일을 함축한다. 이러한 환원주의는 과학에서 이론 명제와 관찰 명제를 만족스럽게 구별하기 힘들기 때문에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지만, 한 과학이 다른 과학으로 환원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이다.
-이원론
이원론(二元論)은 세계나 사상을 두 개의 상호 간에 '독립'하는 근본 원리로 설명하는 입장이다. 세계나 인간을 설명할 경우에 쓰인다.
조로아스터교 등의 종교에도 있지만 철학에서는 데카르트가 대표자이다. 데카르트는 물심 이원론을 주장하여, 정신과 물질은 전혀 이질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원론을 철저히 구명한다면 물심이 분열해 버리기 때문에 스피노자는 물심이 실체의 표리라 하여 일원론을 주장했다. 또한 다원론도 이원론의 곤란을 극복하는 것으로서 생겨났다.
이원론에서 두 개의 원리가 상호 간에 독립한다는 개념은 두 개의 독립적인 원리가 서로 간에 대립하고 투쟁한다는 것을 함의한다. 그리고 대립과 투쟁의 과정을 통해 두 개의 독립적인 원리 중 어느 하나가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관점이 흔히 이원론의 자연스러운 논리적 귀결이 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이원론인 조로아스터교의 교의에 따르면, 물질 세상은 선한 원리 또는 빛의 원리인 아후라 마즈다와 악의 원리 또는 어둠의 원리인 앙그라 마이뉴가 서로 대립하며 우주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우주적인 전쟁의 결과는 빛의 원리인 아후라 마즈다가 어둠의 원리인 앙그라 마이뉴를 이겨서 완전한 빛의 왕국이 세워지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대, 특히 기원후 1세기부터 4세기까지 활발히 존재하였던 혼합 주의적 종교 운동들 중의 하나였던 영지주의는 그 성격이 전형적인 이원론이었다. 영지주의의 교의에 따르면 '지고한 신'과 하위 창조신으로서 물질 세상을 지배하는 데미우르고스가 선과 악으로 대립하는데, 인간은 그노시스를 통해 데미우르고스의 지배를 벗어나 물질 세상으로부터 빛의 세계 즉 플레로마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한스 요나스는 "영지주의 사상의 주요한 특징은 신과 세상의 관계를 지배하고 따라서 인간과 세상의 관계를 지배한다는 급진적 이원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지주의의 일파였던 발렌티누스파는 일종의 일원론에 가까웠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는 유일신을 모시는 일신교이지만 하느님과 사탄으로 대표되는 선과 악의 이원론의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주류 기독교의 신론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삼위일체의 성자에 해당하므로 하느님과 동일한 존재이다. 그런데 하느님과 동일한 존재인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지만 그 유혹을 거절하는 것이 신약성경에 나타나 있다. 이것은 선과 악의 두 원리가 대립하고 투쟁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사탄은 인간을 유혹하고 인간에게 시련을 준다. 주류 기독교에서는 사탄을 "마귀들의 지배자", "세상의 지배자" 그리고 "이 세상의 신"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사탄은 결국 "불의 호수"로 내던져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탄을 신과는 독립적인 원리로 볼 것인가 아닌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 독립적인 원리로 보는 경우 신과 사탄으로 대표되는 선과 악의 이원론이 성립된다.
-실용주의
실용주의(實用主義)는 1870년 무렵 미국에서 시작된 철학적 전통이다. 실용주의는 생각의 기능이 설명, 재현, 실재의 반영 등과 같은 것이란 아이디어를 거부하고, 그 대신 예측, 문제 해결, 행동과 같은 일들을 위한 도구로 파악하였다. 실용주의는 지식의 본질, 언어, 개념, 의미, 과학과 같은 철학의 주요 주제 모두가 그들 나름의 특정한 유용성과 성과를 기준으로 볼 때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창하였다. 실용주의 철학은 "인간의 경험 안에서 실행적 시험을 거쳐야" 아이디어의 특정되는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용주의는 이상주의, 사실주의, 토미즘 등이 세계를 불변의 것으로 파악하는 것과 달리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유물론
유물론(唯物論) 또는 물질주의(物質主義)는 만물의 근원을 물질로 보고 모든 정신 현상도 물질의 작용이나 그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즉, 세계의 근본이 되는 실재는 정신이나 관념이 아니라 의식이 외부의 그것과는 독립하여 존재하는 물질이나 자연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유물론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물리적이라는 견해인 물리주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철학적인 물리주의는 그저 평범한 물질보다는 우주 시간, 물리적 에너지, 힘, 암흑 물질 등과 같이 물리에 대한 더 세련된 용어를 가진 물리학이 발견되면서 유물론에서 발전하였다. 일부의 사람들은 유물론보다는 물리주의를 선호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이 두 용어를 동의어처럼 사용한다. 유물론과 관념론의 공통점은 세상을 한가지로 보는 보편적 이론에 해당하지만 독단적인 믿음보단 과학적 근거를 통해 이론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보편적인 이론으로 볼 때 독단적인 이론이기도 하다. 유물론은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에서 비롯하였다. 유물론은 관념론에 대립하고 여기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할 정도로 전형이 될 만하거나 특징이 있는 유물론으로서 기계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이 있다. 두 가지의 가장 큰 차이는 기계적 유물론은 모든 현상을 자연 인과 관계와 역학에 토대한 법칙으로 해석하려는 방식으로서 일명 “관념론적 유물론”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역사적 유물론은 다른 내용으로서 일명 “변증법적 유물론”이라고 한다.
철학, 심리학